"택시 전액관리제 회사 적자 급증"

법에 명시된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택시회사의 경영상태는 어떨까. 또 인건비와 유류비는 얼마나 될까.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택시회사의 손익계산서가 공개됐다.

지난 7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전국택시노동조합 연맹 서울지역본부(본부장 강신표) 사업장 중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서울 도봉구 창동의 일진운수(대표 유일연)를 방문해 사업장 현지실태 파악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울택시조합과 전택노련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들도 함께 참석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는 곳은 서진휴먼텍(주)과 동양종합식품 등 6곳인데 이중 한 곳이 택시사업장인 일진운수였다.

일진운수는 현재 차량 98대에 1일 15대가 운휴 중으로 종사자는 215명이며, 이 중 운전기사는 195명이다.

이날 배포된 회사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운송수입금으로 58억9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억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006년에는 60억8600만원의 매출에 1억13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데 비해 수입금이 줄고 적자가 확대된 것이다.

이 중 운송수입금 대비 운전자의 임금지급 비율(퇴직금 제외)이 48.71%에 달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1인 월평균 수입금은 269만5586원으로 1인 월평균 임금액은 131만3473원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전체인건비 비율은 2005년 50.78%로 50%를 넘은데 이어 2006년 52.57%, 지난해 53.71%에 달했다.

수입금을 전액 수납하고 연료를 전부 지급하는 전액관리제 회사는 정해진 입금액를 받고 25〜27ℓ(서울지역 평균) 연료만 지급하는 정액제 회사에 비해 인건비와 연료비 및 세금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 4대 보험과 퇴직금 비중이 정액제 회사에 비해 크다. 세금도 기사가 번돈이 전액 수납돼 과표로 잡히기 때문에 정액제 회사에 비해 많다.

또 이 회사 운전기사 평균 1인의 연료소모량은 32ℓ이다. 서울지역이 평균 25ℓ를 지급한다고 할 때 7ℓ가 많은 것이다. 전액제를 실시하는 민주택시본부 계열 사업장인 고려교통의 양창선 이사도 “전액제 회사는 1일 2교대기준으로 1인 운전기사의 연료소모량이 평균 32〜33ℓ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운송수입금 대비 연료비 부담은 지난 1월 기준으로 26.46%(유가보조금 제외)였다. 1월의 LPG원가는 ℓ당 965.90원으로, 1일 평균 연료소모량은 32ℓ이고 연료비는 3만908원이다. 2교대 기준 1인의 평균운송수입금은 11만6800원이기 때문에 연료비 3만908원가 차지하는 비율이 26%에 달한 것이다.

박철영 일진운수 전무는 “적자를 보지만 법인 소유의 차고지가 회사를 지탱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전액제를 유지하면서 차고지까지 임대라면 우리 회사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은 255개 택시 단위사업장이 있으며 이 중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은 213개, 민주노총 계열 사업장은 21사이다. 이중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회사는 민노총 소속 사업장과 일진운수 등 한노총 계열 사업장 일부 업체고 나머지는 정액제 회사다.

전택노련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원가항목은 회사가 책정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적자 때문에 망한 택시회사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상택기자 st0582@gyotongn.com 2008-05-20 18: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