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요금 인상 요구 빗발

고유가에 운수업계 한계상황 호소
전문가 대부분 “유류세 인하해야”
정부 추가대책에 포함될 가능성도

유가 폭등으로 운수업 전체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가운데 업계의 운임인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운수업계를 비롯한 유가 폭등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는 등 시급히 유가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일부 관측통들은 정부가 이와 관련,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임인상 요구

경유값이 휘발유가격에 근접하면서부터 심각한 경영압박에 시달려온 온수업계는 이미 사업용자동차에 대한 면세유 공급과 운임인상을 강력히 요구해 놓고 있는 상태다.
버스업계는 유가 폭등으로 특히 시외고속버스의 사정이 급격히 악화돼 더 이상 운행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운임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운행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지난 5월 29일 공식 천명했다.
화물운송분야는 더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미 한달 전부터 화주기업에 대한 운임인상 요구가 빗발치더니 급기야 열흘 전부터는 지역별산업체별로 차량운행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는 면세유 공급과 운임인상, 표준운임요율제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달 중순 이전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해 놓고 있다.
전세버스의 경우 유가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버스업계는 최소한 유가보조금이라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며 이달 중순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택시도 사정은 다를게 없다.
사상 최초로 LPG(부탄)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돌파해 한계경영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는 단기적으로 요금인상 외에는 대응방법이 없는 것으로 판단, 이의 관철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그러나 택시요금이 정부의 요금 억제 대상 목록에 묶여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경유를 사용하는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로, 이미 인천경제자유지역내 영종신도시 공사장의 덤프트럭은 열흘 이상 운행이 중단된 상태며, 지역별로 크고작은 운행중단과 파업 등이 잇따르고 있다.

★유류세는 어떻게

정부는 지난 5월 28일 저소득층을 배려해 에너지바우처제도 도입 등 에너지대책을 발표했으나 여론은 물론 여당과 청와대조차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임에 따라 추가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경유가격 안정을 위해 유류세를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2일 현재까지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류세 인하는 과세체계의 혼란은 물론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유류세 인하는 세수 감소로 이어져 성장중심의 경제운용 방침을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적극적이고 원칙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창의 관동대 교수는 “세수 감소를 우려한 유류세 인하 불가 방침은 물류비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통해 물류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사업용자동차의 공기능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은 당연하고도 절실한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유류세 인하로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길만이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세수 감소를 우려해 유류세 인하를 주저한다면, 국제유가 안정시까지 한시적이라도 유류세를 낮춰 운수업계와 저소득층 에너지비용을 낮춰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욱 기자 : Pjw2cj@gyotongn.com 2008-06-02 08:55:04